"성경 통한 진실한 마음봐야 '새 삶' 찾을 수 있어"
/ Interview / 박옥수 목사 (기쁜소식강남교회 담임·IYF 고문)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문제아'에서 '건전 청소년'으로 거듭나는 것은 자신을 비우기 때문이라고 했다. 참된 신앙이 사람을 바꾸며, 특히 청소년에게 인생의 목표와 가치관 정립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2월 하순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 월드 캠프 참석차 현지를 찾은 박옥수 목사(기쁜소식강남교회 담임)의 전화벨이 울렸다. 다름 아닌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의 전화였다.
박 목사가 대표고문으로 있는 국제청소년연합(IYF)의 월드 캠프 폐막식 겸 그라이상스 합창단 칸타타에 참석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정부의 전 각료들과 함께 말이다. “박 목사의 복음과 IYF 행사를 지켜보면서 이것이야말로 청소년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며 루고 대통령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미 대통령 궁에 초청받아 적잖은 도움을 받았지만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일이었다.
우리와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의 파라과이는 사실 미혼모, 도박, 마약 등 청소년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온갖 문제로 정부나 사회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봉사와 신앙을 통해 청소년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 새 삶을 찾게 하는 IYF 활동은 파라과이 사람들에겐 획기적인 것이었을 터이다.
“봉사, 음악, 성경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마음의 세계를 열고 삶을 바꾸는 모습을 보면 늘 감동입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와야 새 세상을 접할 수 있듯이 마음 세계의 문을 열어야 진정 삶이 변화될 수 있는 것이지요.”
박 목사는 “이만큼 획기적이고 폭발적인 민간외교는 없었다”면서 “최고의 민간 활동이란 평가를 받았다”고 IYF에 대한 현지 외교관의 말을 전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널리 알려진 IYF의 시작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중반 당시 박 목사는 목회활동을 하던 중 미국 이민 후 부모의 이혼과 사회부적응을 겪고 방황하던 한 청소년을 만나 그를 바로 잡아줬다.
이를 계기로 비슷한 청소년들을 하나 둘 돕다가 2001년 아예 단체를 만들었다. ‘청소년들에게 소망의 날개를 달아주고 절제를 가르친다’는 IYF는 그렇게 시작됐다. 이 단체는 현재 해마다 수천 명의 세계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월드 캠프를 열고 봉사단을 아프리카, 남미 등 제3세계 국가로 파견하고 있다.
“해외로 파견되는 한국 젊은이들은 모두 산속 마을이나 정글로 들어갑니다. 현지인들과 똑같이 생활하면서 봉사하고 한국어, 태권도, 컴퓨터 등을 가르치지요. 말라리아 등 풍토병에 걸리기도 하는 역경을 겪으면서 자신을 비우고 돌아보는 거지요.”
박 목사는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문제아’에서 ‘건전 청소년’으로 거듭나는 것은 자신을 비우기 때문이라고 했다. 참된 신앙이 사람을 바꾸며, 특히 청소년에게 인생의 목표와 가치관 정립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IYF의 활동이 해를 거듭할수록 안팎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자 각국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아프리카 가나의 경우, 비자 면제와 면세 혜택을 주고 있으며 월드 캠프에 감명받은 케냐정부는 TV 방송국 허가를 내줘 현재 시험 방송 중이라고 한다. 더불어 아프리카에서의 선교활동도 활발하다.
아프리카 전역 20여 곳에서 현지 목회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바이블 칼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선 성경세미나, 태권도, 한글학교, IT교육 등을 병행하고 있다. 오는 7월에는 얼마 전 협약을 맺은 오스트리아에서 월드 캠프를 열 예정이다. 또한 8월엔 케냐, 가나, 토고 등 아프리카 6개국에서 월드 캠프를 계획하는 등 올해 모두 10개국에서 행사를 펼친다.
유혹 이겨내는 힘, 신앙에서 나와
나아가 2010년까지 50개국에서 캠프가 열릴 예정이다. 그만큼 세계 청소년들의 마음 세계 역시 더 크게 열릴 것으로 박 목사는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그는 세계의 청소년들이 월드 캠프를 통해 20, 30년 후 지구촌을 이끄는 리더로 우뚝 설 것으로 믿고 있다. 박 목사가 청소년들에 관심을 쏟는 것은 무엇보다 그 역시 청소년기를 적잖은 고뇌와 번민 속에 살았기 때문이다. 그는 마음 한구석에서 방황하던 자신의 청소년기가 늘 아른거렸다고 한다.
1944년 경상북도 선산에서 태어난 박 목사는 청소년시절 절망 속에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 19세가 되던 해 성경을 통해 구원을 받고 1962년 한 선교학교에 입학하면서 그는 새로운 인생을 맞는다. 박 목사는 우여곡절 끝에 1971년 목사 안수를 받고 성직자의 길로 인생을 바꿨다. 그리고 자신의 청소년기 고민을 털어내고 새 인생을 살게 한 희망을 청소년에게도 전해 주고 싶었다. 그는 결국 청소년에게 희망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사람은 누구나 열심히 하면 잘될 거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합니다. 그러나 그건 욕망을 위한 노력이지 진리를 위한 것이 아니지요. 육체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고통의 나락을 경험한 사람은 신앙이 보입니다.”
박 목사는 “청소년들이 숱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힘은 결국 신앙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자살이나 범죄 충동에 빠지는 것은 자기중심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눈과 귀로 보고 듣고 더불어 성경을 깊이 보면 하나님 마음이 내 마음에 들어와 비로소 한 마음이 된다는 설명이다.
박 목사는 ‘회개와 믿음’이란 책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메시지를 던졌다. 이 책은 성경이 말하는 참된 회개란 무엇인가, 참된 믿음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 삶에 참된 변화를 일으키도록 한다. 겉으로 나타난 종교 활동보다 심도 있는 신앙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0, 40년을 교회에 다녀도 속칭 ‘선데이 크리스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무엇이겠습니까? 또한 무조건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될까요? 진실한 마음을 봐야 합니다. 성경을 통해 배워야 새로운 마음을 알게 되는 것이지요.”
청소년들이 건전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게 마지막 소망이라는 박 목사. 그는 개인 중심의 마음과 하나님 마음을 지닌 사람이 한 마음이 돼야 비로소 새 삶을 찾게 될 것이라고 재삼 강조했다. 전기와 그를 잇는 선이 하나가 돼야 불을 밝힐 수 있듯이 말이다.
사진1.
박옥수 목사가 ‘2009 파라과이 월드 캠프’에 참석해 대회 참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참된 신앙이 삶을 변화시킨다고 강조한다.
사진2.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과 박옥수 목사(오른쪽)가 대통령궁에서 환담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루고 대통령은 IYF 월드 캠프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사진3.
파라과이 월드 캠프에 참가한 현지 청소년들. 세계 청소년들의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는 월드 캠프는 내년까지 세계 50개국에서 펼쳐진다.